현대重-대우조선 합병, 설비축소‧인원감축 동반 조건부 승인 유력…“구조조정 불가피할 것”

윤성균 기자 / 기사승인 : 2019-07-16 09:57: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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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호규(오른쪽 두번째) 금속노조 위원장이 15일 오전 서울 중구 민주노총 대회의실에서 열린 '7.18 민주노총 총파업, 조선 구조조정 저지 투쟁 선포와 현중-대조 기업결합심사 불승인 요구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공정거래위원회가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의 인수를 위한 기업결합심사에 착수한 가운데, 이번 국내외 기업결합심사는 설비 축소나 인원 감축을 전제로 한 조건부 승인이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는 진단이 나왔다.

이 경우 설비 축소와 인원 감축 등 구조조정이 불가피해, 그간 사측이 인위적인 구조조정이 없다고 주장해 온 만큼 실제로 조건부 승인이 내려질 경우 파장이 클 것으로 보인다.

지난 15일 서울 정동 민주노총 대회의실에서 ‘공정위 현대중공업-대우조선 기업결합심사 문제점 진단 전문가 집담회’가 열렸다.

기업결합심사는 기업결합이 야기하는 구조적 변화에 따른 사회후생 또는 소비자후생 저해 등 독과점 폐해를 방지하기 위해 사전에 규제하는 것으로, 공정거래위원회는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령 등 관련 규정에 따라 기업결합을 심사한다.

현대중공업의 조선 중간지주회사인 한국조선해양은 지난 1일 공정위에 대우조선해양과의 기업결합심사 신청서를 제출한 상태다.

이날 집담회에 발제자로 나선 박종식 연세대 사회발전연구원 전문연구원은 “유럽연합(EU) 등 주요 국가는 기업결합심사에 대해 조건부 승인을 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박 연구원은 기업합병에 대한 각국가별 공정거래위원회 및 관련 기구들에서 결합을 불허할 가능성은 낮다고 지적했다.

합병기업의 시장지배력 강화로 인한 피해가 예상되기는 하지만 굳이 타국 기업 간의 합병을 불허할 필요성은 없다는 분석이다. 이를 불허할 경우 향후 자국 기업 간 합병 시 보복을 당할 수 있어서다.

다만 박 연구원은 “타국 기업들의 합병을 반대하지 않으면서 자국 내 소비자 보호도 어느 정도 달성하기 위해서 현실적으로 조건부 승인이 대부분을 차지하게 된다”고 말했다.

박 연구원에 따르면, 지난해 10월 공정거래위원회는 독일 린데 아게와 미국 프렉스에어의 합병을 심사한 결과 국내외 가스 시장에서 경쟁을 일부 제한할 우려가 있다고 판단해 두 회사가 국내에 보유하고 어느 한쪽의 자산 일체를 매각하도록 명령하면서 조건부 승인을 결정했다.

해운회사인 머스그와 함부르크-수드의 합병 심사 요청에 대해서는 두 회사가 운영하는 항로 중에서 한국이 포함된 10개 항로를 검토 후 이 중 2개 항로는 얼라이언스(동맹)까지 포함한 시장점유율이 50%를 넘는다는 이유로 얼라이언스 탈퇴를 조건으로 승인 결정을 내렸다.

EU의 경우에도 기업결합으로 인해 특정 제품의 시장점유율이 50%를 웃도는 경우 설비‧자산의 일부 또는 전부를 매각하는 조건으로 조건부 승인을 내린다는 게 박 연구원의 설명이다.

실제로 1990년 이후 EU의 기업결합심사 결과를 살펴보면 조건부 승인(57.6%)과 결합 승인(27.7%)이 85% 이상을 차지한 반면, 불허 건수는 14.7%에 불과했다.

그는 “EU의 기업결합심사 결과는 LNG운반선, VLCC(초대형원유운반선) 시장의 점유율 50% 초과로 인해 ‘조건부 승인’이 날 가능성이 매우 높다”며 “조건부 승인에서 ‘조건부’는 50% 이하로 시장점유율을 낮추기 위해 설비축소나 인원감축을 요구할 것이 거의 확실하다”고 평가했다.

이어 “사측은 인위적인 구조조정이 없다고 현재 말하고 있지만 지금까지 국내외 기업결합심사에서 조건부승인의 내용을 살펴보면 내년 이후에 현대중공업에서는 기업결합심사 통과를 위해서는 구조조정이 불가피하다고 강변할 것이 자명하다”고 주장했다.

박 연구원은 “합병 이후에는 중복되는 인력과 설비 축소가 필연적인데 한국의 건조능력 축소는 중국의 건조 경험 축적 기회를 제공할 뿐”이라면서 “성급한 매각시도는 전체 조선산업에 대한 고려보다는 산업은행의 단기성과주의가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하지 않을 수 없다”고 꼬집었다.

또 다른 발제자로 나선 박상인 서울대 행정대학원 교수도 비슷한 주장을 내놓았다.

박 교수는 “각국의 기업결합 심사 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관련시장 획정’”이라며 “LNG운반선과 VLCC선이 별도시장으로 획정될 경우 각각 과반의 시장점유율을 차지하게 되면서 경쟁제한우려 결론이 나올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유럽을 비롯해 중국 등 심사당국 모두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 합병은 경쟁제한성이 있다고 판단, LNG 혹은 VLCC 중 하나를 매각하라는 조건부 승인이 나올 가능성도 있다”고 주장했다.

 

(사진제공=뉴시스)

 

팩트인뉴스 / 윤성균 기자 friendtolife@facti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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