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친 정몽준 이사장, 900억원 이상 챙겨…지난해도 1천600억원이상 받아
매출 40%·영업이익 67%·순익 65% 각각 급감…현대오일뱅크탓, 순익 91%↓
한국조선해양 등은 선전, 흑자 전환…주가 약세 불구, 증 “목표주가 10만원”

정기선(오른쪽) HD현대 대표이사 부회장이 지난해 업황침체를 극복하지 못하고, 추락했다. 다만, 배당을 통해 부친 정몽준(왼쪽) 아산재단 이사장에 효자 노릇을 톡톡히 한다. [사진=팩트인뉴스, HD현대] 
정기선(오른쪽) HD현대 대표이사 부회장이 지난해 업황침체를 극복하지 못하고, 추락했다. 다만, 배당을 통해 부친 정몽준(왼쪽) 아산재단 이사장에 효자 노릇을 톡톡히 한다. [사진=팩트인뉴스, HD현대] 

[팩트인뉴스=박숙자 기자] 정기선 HD현대 대표이사 부회장이 지난해 업황 침체를 극복하지 못하고 추락했다. 다만, 전년에 이어 배당을 통해 부친 정몽준 아산재단 이사장에 효자 노릇을 톡톡히 한다.

정기선 부회장은 지난해 11월 지주회사인 HD현대와 중간지주사인 HD한국조선해양의 대표이사 부회장에 올랐으며, 이전에는 HD현대 대표이사 사장 등을 지내면서 경영에 참여했다.

18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HD현대의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이 61조3313억원으로 전년(60조8497억원)보다 0.8% 늘었다.

같은 기간 HD현대의 영업이익이 66.9%(3조3870억원→2조316억원) 급감하면서, 이 기간 영업이익률도 5.6%에서 3.3%로 떨어졌다, 이는 정기선 부회장이 1000원치를 팔아 33원을 벌었다는 의미다. 영업이익이 경영 능력을 뜻하는 이유다.

조선, 건설기계, 일렉트릭 등 주력부문 영업이익이 개선했으나, 전년보다 정유 부문의 정제 이윤 하락으로 영업이익 감소했다는 게 HD현대 설명이다.

실제 HD현대오일뱅크의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이 19.6%(34조9550억원→28조1078억원) 급감하면서, 같은 기간 영업이익 역시 77.9%(2조7898억원→6167억원) 크게 줄었다. 현대오일뱅크의 지난해 순이익도 1556억원으로 전년보다 90.5%(1조4771억원) 급락했다. 지난해 4분기 현대오일뱅크가 108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하는 등 업황을 극복하지 못했기 때문이라는 게 업계 풀이다.

이로 인해 HD현대의 순이익도 같은 기간 64.7%(2조2350억원→7886억원) 급감했다. 이로 인한 HD현대의 총자산순이익률(ROA)과 자기자본이익률(ROE)도 지난해 각각 1.2%, 3.4%로 전년보다 2.2%포인트, 6.2%포인트 하락했다. ROA, ROE는 영업이익률과 함께 기업의 수익성 지표다.

반면, 현대오일뱅크를 제외한 주력 계열사가 선방했다.

HD한국조선해양의 지난해 매출이 전년보다 23.1%(17조3020억원→21조2962억원) 급증하면서,  이 기간 영업이익(2823억원), 순이익(1449억원)을 각각 구현해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현대삼호중공업 역시 같은 기간 매출과 영업이익, 순이익이 28.2%(4조6464억원→5조9587억원), 1604.5%(177억원→3017억원), 7182.8%(29억원→2112억원) 각각 급증했다.

HD현대사이트솔루션도 사업부 성장과 엔진, 산업 차량 부문 호조 등으로 같은 기간 매출과 영업이익, 순이익이 2.9%(8조5036억원→8조7482억원), 55.9%(4644억원→7242억원), 34.2%(2714억원→3641억원) 각각 증가했다.

이를 고려할 경우 현대오일뱅크가 2010년 HD현대 품에 안겼지만, HD현대의 실적 하락을 주도한 셈이다.

현대오일뱅크가 배당으로 이를 만회한다. 보통주에 1059원, 모두 2595억원을 배당하는 것이다. 이중 최대주주인 HD현대가 1981억9000만원(1억8099만1117주, 지분율 73.85%)를 가져간다. 여기서 527억2000만원이 정몽준 아산재단 이사장의 몫이다. 정몽준 이사장이 HD현대의 지분 26.60%(2101만1330주)를 보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현대삼호중공업도 우선주에 1120원, 52억원을 배당한다. HD한국조선해양(464만7201주)이 이를 모두 가져간다. HD한국조선해양의 최대주주는 HD현대(2480만7124주, 35.05%)다.

이를 통해 HD현대도 보통주에 1900원, 1343억원을 배당한다. 여기서 399억원이 정몽준 이사장 몫이다. 정몽준 이사장은 2023년에도 1600억원 이상의 배당금을 챙겼다.

지난해 3분기 말 현재 HD현대는 3185억원의 현금을 보유하고 있다.

경실련 관계자는 이와 관련, “배당을 결정하는 이사회가 사주와 우호 관계다. 현재 이사회를 견제할 방법이 없다. 소주주의 이사회 진출을 허용하고, 전체 주주의 50%의 동의를 얻는 주주 동의제를 도입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국내 유가증권시장에서 HD현대의 주가가 약세다. HD현대의 주당 주가는 2월 5일 7만5300원으로 최근 3개월 사이 최고를 기록했지만, 이후 꾸준히 하락해 15일에는 7만1300원으로 떨어졌다.

박종렬 흥국증권 연구원은 이와 관련,  “1분기 평균 국제유가의 약세로 정제 이윤이 크게 늘지 않았을 것이지만, 작년 말대비 국제유가가 상승세라, 재고자산 평가손실은 제한적이다. 현대오일뱅크를 제외하고 한국조선해양, 현대사이트솔루션, 현대일렉트릭, 현대마린솔루션 등 대부분 종속법인 실적이 개선돼 전체 이익 증가에 영향을 줬다”며 HD현대에 대해 투자의견 매수와 목표주가 10만원을 각각 제시했다.

한편, HD현대의 재무는 상대적으로 건전하다. 지난해 부채비율이 192.6%로, 전년보다 10.7%포인트 상승했지만, 재계 권장인 200% 이하를 충족해서다. 부채비율은 자본의 타인의존도(차입경영)를 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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