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 철도 공동점검을 위해 방북한 우리측 대표단이 20일 감호역 철로를 살펴보고 있다.


[팩트인뉴스=임준하 기자]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공동 서명한 ‘9월 평양공동선언’에 동?서해안 철도 및 도로 연결 연내 착공이 명시되면서 남북 철도 연결 사업이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남북 철도 연결 사업의 착공 시기를 올해 안이라고 못 박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정부는 철도나 도로 등 북한의 사회간접자본이 제대로 갖춰져야 다른 경협들과의 시너지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보고 이행 의지를 확고히 한 것으로 보인다.

이번 남북정상회담 수행단에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 오영식 한국철도공사 사장, 김종갑 한국전력 사장 등이 포함된 것도 그러한 포석으로 보인다.

남북정상회담 첫째 날인 지난 18일 4대 그룹 총수를 비롯한 주요 경제인들이 포함된 특별수행단과 북한 경제 사령탑인 리용남 내각부총리와의 면담 자리에서도 남북 철도 연결 사업의 중요성이 언급됐다.

이날 오영식 한국철도공사 사장은 “처음 오는데 비행기를 타고 평양에 왔다. 철도공사 사장이 기차를 타고 와야 한다”며 “앞으로 남북관계가 개선되고 한반도 평화가 정착돼 철도도 연결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에 리 내각부총리는 “현재 우리 북남관계 중에서 철도협력이 제일 중요하고 제일 큰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며 “앞으로 1년에 몇 번씩 와야 할 것”이라고 화답했다.

이번 남북정상회담이 마무리되는 대로 경협 1차 목표인 동?서해선 남북 철도 및 도로 연결 사업을 위한 본격적으로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또 동?서해안 비무장지대를 ‘H’자 형태로 개발하는 남북통합개발전략인 ‘한반도 신경제구상안’이 남북 철도 연결을 기점으로 가시화될 전망이다.

이를 위해 김현미 국토부 장관과 오영식 한국철도공사 사장은 북측 실무진과 본격 협의에 나설 가능성이 크다.

앞서 남북은 4?27 판문점선언 이후 철도 연결을 위한 사전 준비 작업을 진행해 왔다.

남북은 지난 6월 철도협력분과회담에서 공동점검?조사 등에 합의했다. 지난 7월 20일과 24일에는 ▲감호역 ▲삼일포역 ▲금강산청년역 등 동해선 철도 연결구간과 북측 ▲사천강 교량 ▲판문역 ▲손하역 ▲개성역 등 경의선 연결구간에 대해 공동점검을 실시했다.

지난달 9일에는 남북 철도공동연구조사단 2차 회의를 열었다. 이날 조사단 구성?운영 합의서와 북측구간 현지 공동조사 대상과 방식 등에 대해 협의했다.

국토부는 강릉~제진 구간(104.6㎞)은 2조3490억원, 문산~개성 남측구간도로(11.8㎞) 5179억원 등 2조8669원의 사업비가 들 것으로 내다봤다.

정부는 지난 11일 판문점선언 비준동의안을 국회에 제출하면서 비용추계를 함께 제출했다. 판문점선언 이행을 위한 내년도 예산 4712억원 가운데 철도?도로 연결과 현대화사업에 2951억원이 배정됐다.

다만, 국제사회의 대북 제재가 여전한 상황이라 철도 연결 사업이 본격적으로 추진되기는 어려울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주무 부처인 국토부 역시 조심스러운 입장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관계부처와 협력해서 준비하겠다. 어떤 방식으로 추진할지는 검토해봐야 한다”며 “현재 세부적인 사항에 대해 언급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말을 아꼈다.

전문가들 역시 남북 철도 연결 필요성에 동의하면서도 추진 과정에 적절한 안전장치가 필요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현수 단국대 도시계획부동산학과 교수는 “남북 철도와 중국 횡단철도가 연결되면 한국에서 유럽까지 전 세계가 철로로 연결되는 것”이라며 “남북 철도를 연결한다는 의미는 남북관계 떠나 우리나라에 새로운 큰 시장 열린다는 점에서 경제적 효과가 상당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어 “남북 철도 연결은 비핵화와 대북제재 해제가 전제이기 때문에 정부는 이에 맞춰 철도 연결 사업을 단계별계획에 따라 추진해야 된다”며 “정부가 사업에 참여할 민간 컨소시엄의 일정 이상의 지분을 확보하고, 국제 인프라 금융을 활용해 북한이 일방적으로 사업을 취소하는 것을 차단하는 것도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사진제공=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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