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팩트인뉴스=김철우 기자]현행 은행권 공인인증서를 대체해 그 동안 액티브X로 빚어진 불편함을 해소할 것으로 기대를 모았던 블록체인 기반 공동인증서비스 ‘뱅크사인’이 그 모습을 드러냈다. 기존 공인인증서보다 편리해졌다는 평가도 있는 반면, 문제를 제기하는 목소리도 나오는 상황이다.


뱅크사인은 금융거래의 기초가 되는 인증 업무에 블록체인 방식을 적용했다. 4차 산업혁명의 핵심기술로 꼽히는 블록체인은 시스템 참가자들이 공동으로 거래정보를 기록·검증·보관하도록 설계된 분산형 데이터 저장기술이다.


우선 6자리 비밀번호·지문·패턴을 이용한 인증 절차는 간단해졌다. 유효기간은 1년에서 3년으로 연장됐다. 수수료도 없었다. 한 번 등록하면 다른 은행들을 쉽게 추가해 사용할 수 있다는 것도 이용자의 편리를 제고했다. 기존에 한 은행에서 받은 공인인증서를 타 은행에서 사용하려면 까다로운 인증 절차를 거쳐야 했던 것에 비하면 상황은 훨씬 개선됐다.


그런데 이 뱅크사인을 설치하는 것 자체가 쉽지 않을 수 있다는 것이 문제였다. 뱅크사인을 설치하기 위해서는 먼저 기존 은행 앱 인증센터에서 신청을 해야한다. 그런데 은행들이 여러 가지 앱을 운영하면서도 일부 앱에만 뱅크사인 신청란을 만들면서, ‘은행앱을 통해서 신청하면 된다’는 안내를 받고 찾아온 이용자들에게 혼선을 빚게 할 가능성이 있었다.

실제로 KB국민은행은 ‘스타뱅킹 미니’, 우리은행은 ‘원터치개인뱅킹’, NH농협은행은 ‘스마트뱅킹’에서만 뱅크사인 신청란을 만들어 놨다.


앞서 뱅크사인의 개발 완료와 출시를 알렸던 컨소시엄에 참여한 18개 시중 주요은행이 모두 뱅크사인 서비스를 하는 것도 아니다. 산업은행, 카카오뱅크, 씨티은행은 추후에 시행시기를 결정할 예정이다. 뱅크사인은 현재 15개 은행(NH농협·신한·우리·SC제일·KEB하나·IBK기업·KB국민·수협·대구·부산·광주·제주·전북·경남은행, 케이뱅크)의 모바일 뱅킹에서 이용할 수 있다.


이미 기존 은행에서 쓰던 인증방식과 크게 다르지 않아 이용자들에게 매력적으로 다가갈 수 있을지 미지수라는 의견도 나온다.


아이폰 버전 출시가 지체되는 곳도 있다. KEB하나은행 고객의 경우, 아이폰을 사용하고 있다면 10월 중에나 뱅크사인을 이용할 수 있다.


액티브X 등 각종 실행프로그램을 설치한 뒤에야 공인인증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었던 기존의 방식이 불편하다는 여론이 거세짐에 따라 은행권이 오랜 기간 공인인증서의 대안을 고민한 결과로 이번에 첫 선을 보인 뱅크사인이 앞으로 시장에 안착할 수 있을지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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