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팩트인뉴스=김철우 기자]리라 가치가 폭락하면서 현지 상품 구매를 위한 환전 수요가 폭증하고 있는 가운데 국내 시중은행이 터키 리라화 환전을 사실상 중단했다. 리라화 가치의 추가 급락을 우려해 취한 조치다.


16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은행은 지난 14일부터 리라화 환전 사전예약 서비스를 멈췄다. 이 서비스는 인터넷에서 리라 환전을 사전에 신청할 수 있도록 한 것이었는데, 이번에 재고가 바닥나면서 부득이하게 서비스를 중단한 것이다.


이에 신한은행은 당분간 영업점에 직접 방문하는 사람에게만, 해당 영업점이 보유한 한도 내에서 리라화 환전을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매일 영업점 리라화 보유 한도가 달라지기에 사전예약을 모두 수용할 수가 없다”며 “언제 다시 풀릴지는 정해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KEB하나은행도 리라화 물량이 대부분 소진됐다. 영업점이 보유한 리라화에 한해서만 환전을 진행하고, 추가로 환전 요청이 있을 경우 달러나 유로화 등 대체 통화를 권유한다는 방침이다. 하나은행 관계자는 “현재 리라화 수급이 어려워 더 이상 본점 차원에서 공급할 수 없다”고 전했다. 특히 공항 영업점에서는 14일부터 1000리라(약19만원)이하 소액 환전이 가능했지만 현재 이마저 힘든 상황인 것으로 알려졌다.


다른 은행들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국민은행은 일부 강남점, 우리은행은 공항 영업점에서만 소액 리라 환전이 가능하다. 애초에 보유한 리라화가 많지 않고 현재 통화가치가 극도로 불안정하기 때문에 리라화를 더 확보하는 것 자체가 위험한 상황이라는 것이 은행의 입장이다.


이와 관련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지금은 본사 차원에서 리라화를 매입하는 위험을 감수할 수가 없다”며 “더는 본점이 터키 리라화를 매입해서 영업점에 공급할 수가 없다”고 설명했다.


은행권에서는 리라화 수요의 급증의 원인으로 두 가지 원인을 꼽고 있다. 휴가철을 맞아 터키 여행을 가기 위해 환전을 신청하는 여행객, 최근 리라화 가격이 폭락함에 따라 지금 구매해 향후 환차익을 노리고 있는 투자자등이 그것이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가치가 폭락한 리라가 언제 다시 정상화될지 예단할 수 없다”며 “리라로 환차익을 노리는 건 리스크가 크다”고 지적했다.


[사진제공=신한은행 홈페이지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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