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팩트인뉴스=임준하 기자]최저임금 인상 여파로 셀프주유소가 급증하는 등, 서비스?소매 업종들이 활로를 모색하고 있다.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서비스 ‘오피넷’에 따르면 25일 기준 국내 셀프주유소는 3070곳으로 지난해 2969곳(7월기준)보다 101곳 늘었다.


최저임금이 가파르게 인상되기 이전인 2015년에서 2016년 사이에는 12곳 늘어나는 데 그쳤다.


하지만 2016년~2017년 사이에 68곳이 늘어나더니, 최저임금 인상 직격탄이 떨어진 작년과 올해 상반기 사이에 3.4% 급증했다.


전체 주유소 중 셀프주유소 비중도 2012년에는 16.7%에 불과했지만, 올해는 26.3%로 10%포인트 이상 늘었다.


전국 주유소 네 곳 중 한 곳이 셀프주유소인 셈이다.


셀프주유소 비중의 상승은 전체 주유소 수가 감소 추세에 있는 것과 무관하지 않다.


전국 주유소는 2012년 1만2439곳이었지만 올해는 1만1654곳에 머물러 6년간 6.3%가 줄어들었다.


주요소가 가격 경쟁이 치열한 업종인 만큼 경영악화로 폐업하는 곳도 많고, 남은 주유소도 셀프주유소로 전환해 각자도생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한국주유소협회 측은 “주유소에서는 비용을 절감할 수 있는 요소가 인건비밖에 없다”며 “최저임금이 인상되면서 셀프 주유소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주유소협회는 다른 소상공인들과 함께 매년 최저임금 인상이 논의될 때마다 업종별 차등 적용을 주장했지만 정부로부터 묵살됐다.


인건비를 감당할 수 없다면 남은 방법은 셀프 주유소로 전환하는 것뿐이다. 셀프 주유소는 관리 인력 외에는 별다른 직원이 필요 없어 인건비를 대폭 줄일 수 있다.


그나마 주유소는 셀프주유소로 전환하는 방법이라도 있지만, 뾰족한 방법이 없는 서비스?소매업이 태반이다.


특히 독서실?고시원 업계의 시름이 깊다. 독서실 관리는 단순 업무이긴 하지만 반드시 인력이 필요하다.


이른바 ‘꿀알바’로 불리는 독서실 총무도 내년도 최저임금 인상이 일괄 적용된다.


편의점은 최저임금 인상에 직격탄을 맞은 업종이다. 특히 편의점은 가맹본사 차원에서 ‘365일 24시간 의무영업’을 사실상 강제하고 있어서 최저임금 인상 여파에 고스란히 노출됐다.


가까운 일본은 무인 편의점 시대를 열고 있지만, 국내 편의점 업계에 따르면 “대중적 상용화를 위해서는 기술적으로 보완해야 할 부분이 많다”며 국내는 무인 편의점이 아직 시기상조라고 설명했다.


현재는 아르바이트 직원 근무 시간을 줄이고 가맹업주가 더 일하는 수밖에 없다.


매일경제가 25일 인용 보도한 신세돈 숙명여대 경제학과 교수에 따르면 “정부가 최저임금 정책을 추진할 때는 사전에 산업계에 어떤 충격을 줄 것인지, 경영과 고용은 어떻게 영향을 받고 근무시간을 얼마나 줄 것인지 충분한 기초연구가 선행돼야 한다”며 “그런 연구도 하지 않고 임금 인상을 밀어붙이니 소상공인?영세업자들의 반발을 사고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주요소협회를 비롯한 소상공인연합회가 속한 소상공인 생존권 운동연대는 8월 29일 ‘최저임금 제도 개선 촉구 국민대회’를 개최하겠다고 지난 24일 밝혔다.


<사진제공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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