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팩트인뉴스=김철우 기자]길고 길었던 ‘삼성 반도체 백혈병’ 분쟁이 마무리될 것으로 보인다.


23일 재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반도체 사업장에서의 백혈병 등 질화 발병과 관련한 문제 해결을 위한 조정위원회’(위원장 김지형 전 대법관)가 내놓은 공개 제안을 지난 21일 받아들이겠다는 입장을 표명했다.


이날 피해자를 대변하는 시민단체인 반올림(반도체 노동자의 건강과 인권지킴이)도 이를 받아들이기로 해 10여년 간 이어져 온 양측의 갈등이 종지부를 찍는다.


앞서 조정위원회는 지난 18일 삼성전자와 반올림 측에 ‘2차 조정을 위한 공개 제안서’를 발송한 바 있다.


4년 넘게 입장을 조율해 왔던 조정위원회가 더는 기다릴 수 없다며 ‘중재’라는 초강수 방식을 택했다.


위원회가 만든 조정안을 받아들일지 말지 결정하는 것이 아니라 양측 주장을 참고한 중재안이 나오면 반드시 따르는 일종의 강제 조정 방식이다.


한쪽이라도 거부할 경우 위원회는 활동을 공식적으로 종료하겠다고 선언했고 이에 양쪽 모두 이를 수용한다는 입장을 위원회에 보냈다.


중재안에는 ▲새로운 질병 보상안 ▲반올림 피해자 보상안 ▲삼성전자 측의 사과 ▲반올림 농성 해제 ▲재발 방지 및 사회공헌 등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의 이같은 이례적인 결정은 지난 2월 국정농단 항소심에서 집행유예로 풀려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국민적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 백혈병 분쟁 해결을 전향적으로 수용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이로써 조정위와 삼성전자, 반올림 측은 오는 24일 중재 합의안에 서명하고 조정위도 두 달 내에 최종안 마련에 나선다.


위원회는 9월 말이나 10월 초까지 반올림 피해자 보상을 모두 완료하겠다는 계획이다.


한편, ‘삼성 반도체 백혈병’ 논쟁은 지난 2007년 3월 삼성전자 기흥공장의 여성 근로자 황유미 씨가 급성 백혈병으로 사망하면서 불거졌다.


다음해인 2008년 3월 시민단체 반올림이 발족하면서 삼성전자와 피해자 측의 길고긴 싸움이 본격화됐다.


삼성전자는 자체적인 보상안을 마련해, 보상을 실시하려했지만 반올림과 일부 피해자들이 이에 반발하여 보상을 거부하고 삼성전자 본사 앞에 천막농성에 돌입했다. 이달 2일 이들은 농성 1000일째를 맞았다.


양측 간의 입장이 조율되면서 본사 앞의 농성도 곧 끝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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