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팩트인뉴스=한준호 기자]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 측이 기자들을 노골적으로 따돌리는 일이 자주 일어나고 있다. 취임 전부터 이런 행보를 보이는 탓에 벌써부터 언론의 취재 권한을 지나치게 제지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발생하고 있다.


ABC방송, 폴리티코 등의 지난 15일(현지시간) 보도에 따르면 트럼프 당선인은 이날 저녁 뉴욕 맨해튼에 위치한 고급레스토랑 ‘21 클럽’에서 가족식사를 했다. 다만 이러한 일정은 기자들에게 사전 공지되지 않았다.


트럼프 측은 앞서 기자들에게 이날 소식이 더 추가되지 않을 것이라는 취지를 전했다. 트럼프 타워에 자리를 잡고 있던 대부분의 기자들이 당선인의 이날 일정이 마무리 됐다고 판단, 철수 하기로 했다.


다만 1시간여 뒤 트럼프는 음식점에서 목격됐다. 뒤늦게 소식을 접한 일부 기자들이 21클럽을 부리나케 찾아갔지만 레스토랑 출입을 저지당했다. 트럼프는 이날 밤 10시경에야 트럼프 타워의 자택으로 귀가했다.


트럼프 당선인의 호피 힉스 대변인은 이번 사태에 관해 “이동 사실을 인지하지 못했다”며 “알았다면 기자들을 어둠 속에 버려두지 않았을 것”이라고 다급히 해명에 나섰다.


트럼프 이번이 처음 아냐


당선인 신분이 된 트럼프가 이처럼 기자들의 접근을 제지한 것은 처음 있는 일이 아니다. 그는 지난 10일 백악관 및 의회 방문을 위해 워싱턴 D.C를 망문했을 때 기자들의 동행 취재를 허락하지 않았다.


기자들이 당선인의 이동에 동행하는 것은 수십 년간의 관례로 당연시 돼 왔다. 백악관 기자단은 트럼프가 앞으로도 지속적인 언론 기피에 나선다면 “국가 위기가 발생할 경우 국민들이 대통령 소재를 파악하지 못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힉스 대변인은 당선인 담당 기자들의 취재권리 보호를 위한 풀(공동) 기자단을 아직 구축하지 못했다며 작업이 마무리되면 “역대 대통령 때와 마찬가지로” 취재 접근을 허락할 것이라고 밝혔다.


아직 죽지 않은 트럼프 독설가 면모


사실 이 같은 트럼프와 주류 언론간의 신경전은 그의 후보시절부터 이어져 온 것이다. 트럼프는 당시 민주당 힐러리 클린턴 후보에 대한 지지성향이 짙은 언론이 자신에게 불리한 보도를 내놓는다며 기자들을 향해 독설을 날리기도 했다.


트럼프는 지난 6월 자선 행사 후원금 사용 내역 설명을 위한 기자회견에서 답하기 어려운 질문을 하는 기자에게 “추잡하다”고 힐난했다. 이 밖에도 언론 보도가 불리하게 나올 경우 ‘역겹다’, ‘쓰레기’ 등의 표현을 사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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