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팩트인뉴스=이하연 기자]美 공화당 대선후보 도널드 트럼프는 멕시코 페냐 니에토 대통령과 국경장벽 문제에 대해 대담을 했지만, 건설비용 부담과 관련 양국 중 어느 쪽이 짊어지는가에 대한 문제에 대해서는 논의가 없었다고 밝혔다.


주요외신 등에 따르면 트럼프는 대선 유세과정에서 멕시코 불법 이주민을 막기 위한 남부 국경지대 장벽 건설을 추진하고, 그 비용 부담은 멕시코 정부에게 짊어지게 하겠다고 주장해왔다.


지난달 31일(현지시간) 니에토 대통령의 초청을 받아 멕시코 수도 멕시코시티를 전격 방문한 트럼프는 공동기자회견을 통해 “두 사람이 장벽 문제를 논의하기는 했지만 비용 문제는 다루지 않았다”면서, “그건(비용문제) 나중에 하게 될 것”이라고 알렸다.


아울러 “현재의 무역과 이민 정책이 미국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내 견해를 (니에토 대통령에게) 직설적으로 전했다”면서, 한 시간 넘도록 두 사람이 만남이 "굉장히(tremendous) 좋았다"고 평했다.


니에토 대통령은 이날 기자회견을 통해 “(트럼프와) 모든 문제에 대해 의견이 일치하지는 않았지만 (각자의) 견해를 건설적으로 교환했다”고 밝혔다.


이어 미국과 멕시코 간의 무역 현황을 설명하고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이 양국 모두의 경제에 가져다주는 혜택에 대해 힘주어 말했다.


AP,CNN, 워싱턴포스트 등은 트럼프가 니에토 대통령이 이러한 발언은 하는 동안 굳은 표정으로 있었다고 전했다.


트럼프는 자신의 발언 차례가 되자 “멕시코 국민들은 대단하다”고 말한 다음 니에토 대통령을 ‘친구’로 칭했다.


그러나 그는 이내 “미국내 일자리가 엄청나게 남부 국경넘어 (멕시코로) 엄청나게 빠져 나가는 것을 반드시 막아야 하며, NAFTA는 미국보다 멕시코에 더 많은 혜택을 가져다 준다”고 말했다.


또한 “불법 이주민과 마약거래꾼들을 막기 위해 (미국) 땅에 실체적 장애물 또는 벽을 세우는 것은 미국의 권리”라고 주장했다.


이외에 불법 이민 중단, 멕시코로부터의 마약 및 총기 유입 차단 등에 대해서도 니에토 대통령과 의견을 나눴다고 밝혔다.


CNN,워싱턴포스트 등 미국 언론들에 따르면 통상적으로 정교한 사전 협상 및 절차를 거쳐 이뤄지는 ‘외교 행보’를 미국 대선후보가 취하는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이다.


거기다 유세 기간 해외 방문지 결정은 전폭적이 지지와 환영을 받는 국가를 선택하는 것이 상식적이기도 하다.


따라서 트럼프의 이번 멕시코 방문은 상당히 종잡기 어려운 그의 스타일을 보여주는 사례라고 현지 언론들은 지적했다.


트럼프는 앞서 멕시코를 마약꾼, 강간범의 나라로 비하해 막대한 파장을 일으켰고, 니에토 대통령은 트럼프를 히틀러와 무솔리니에 빗댔었다.


공동기자회견 침묵한 니에토…트위터로 입장표명


한편, 이날 공동기자회견에선 트럼프의 발언에 이의를 제기하지 않던 니에토 대통령은 이후 트위터에 “도널드 트럼프와 대화를 시작하면서 멕시코는 장벽 비용을 내지 않겠다는 점을 확실히 했다”는 글을 남겼다.


그는 이어 “거기서부터 대화는 다른 주제들을 다뤘고 정중한 방식으로 진행됐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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