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영심 스텝재단 이사장.
지난 2007년 10월, 아프리카 가나에 ‘작은 도서관’ 첫 깃발이 꽂혔다. 그로부터 6년이 지난 2013년 현재 아프리카를 비롯한 동남아시아 지역에 131개의 도서관이 스텝재단의 이름으로 건립됐다.


빈곤을 퇴치하기 위해 ‘교육사업’을 시작한 스텝재단은 ‘검은 대륙’ 아프리카에 도서관 열풍을 불러일으켰다. 지역 아이들은 건립된 도서관 주위를 둘러싸고 우리나라의 ‘애국가’를 서툰 발음으로 합창하며 스텝재단에 감사를 표했다.


‘고맙습니다! 작은 도서관’ 사업은 학교나 마을 센터와 같이 이미 존재하고 있는 건물에 ‘도서관’을 짓고 현지에서 구입한 약 2000~4000권 정도의 책을 비치시키는 것으로 시작된다. 이는 스텝재단의 건립 후에도 현지 선생님과 센터장 등을 통해 도서관의 유지가 가능하게끔 하는 것일 뿐만 아니라 책걸상과 문구용품, 지원에 따라 컴퓨터나 태양광조명기기 등을 들여놔 학생들의 열악한 교육환경을 해소시키는 기능을 한다.


이러한 ‘작은 도서관’ 사업은 1960~70년대 한국 사회의 빈곤퇴치 노하우와 경험을 바탕에 둔 것으로 ‘인적자원 개발’에 그 목표를 두고 있다.


실제 사업을 진행한 뒤 지역 아이들의 성적을 조사한 결과, 가나 지역의 단파와 아보코비 마을의 기초교육평가(BECE) 성적이 도서관 건립 전인 2007년 80%에서 건립 후 2008년 80%, 2009년 90%, 2009년에는 97%까지 향상된 것으로 밝혀졌다. 또, 이들의 영어실력은 2007년 59%에서 2009년 72%로 향상됐다.


스텝재단 측은 이같은 성과에 대해 “상향식 접근방법을 바탕으로 지역사회에 빠른 가시적 효과를 주고 있다”며 “문맹인구 퇴치 뿐 아니라 주변 도로가 정비되고 치안이 개선되면서 빈곤퇴치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주고 있는 것 같다”고 자체 평가했다.


▲도영심 이사장 뒤로 보이는 벽면의 지도는 스텝재단이 건립한 작은도서관의 위치를 표시하고 있다.
INTERVIEW 도영심 스텝재단 이사장


‘남편은 3선 전 의원, 딸・아들 CNN 본부장, 국회의원’ 엘리트 집안의 숨은 이야기


낡은 재킷, 짧게 자른 머리카락…화려한 이력과는 달리 도영심 이사장의 첫인상은 꽤나 수수했다. 아프리카를 누비고 현지인들과 찍은 사진에서 역시 도 이사장의 모습은 한결같았다. ‘화장기 없는 얼굴에 티셔츠와 면바지.’


그녀가 실패 없는 ‘엘리트 코스’를 밟았기 때문일까. 생각과 달리 소박한 모습이라고 말하자 “저는 낭비하는 건 싫어해요. 재킷도 20여년 된 옷 깁고 수선해 입고 다녀요”라고 멋쩍게 대답한다.


그런 도 이사장의 평소 습관이 아들 결혼식에도 전해졌을까.


지난 2012년 5월 19일, 작은 교회에서 하객 100명이 초대된 가운데 도 이사장의 아들 이재영(38) 새누리당 의원의 결혼식이 치러졌다. 예단과 예물, 축의금과 화환마저 찾아볼 수 없는 단출한 식이었다.


사실 도 이사장의 가정은 소위 ‘엘리트 집안’에 속한다. 도 이사장의 남편과 자녀들은 물론, 며느리까지 한국사회의 주류층에 속하는 직업을 가지고 있기 때문.


세계경제포럼(WEF) 아시아 부국장을 거쳐 이번 19대 총선에서 새누리당 비례대표의 문턱을 넘은 아들 이재영 의원은 정계의 ‘엄친아’로 통한다.


이 의원과 백년가약을 맺은 아내는 MBC 드라마 ‘대장금’에서 문정왕후 역할을 맡은 배우 박정숙(43) 씨다. 도 이사장의 며느리가 된 박씨는 국제백신연합의 한국 측 대표 등 국제무대에서도 단연 돋보이는 활동을 하며 최근엔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의 ‘토크 콘서트’에서 사회를 맡았다. 이에 결혼 당시 정치권과 언론의 ‘스포트라이트’가 이재영-박정숙 부부에게 쏟아졌다.


도 이사장의 맏딸 엘레아나 리(42) 씨는 30대에 한국계 최초로 CNN 인터내셔널 아시아ㆍ태평양 본부장(Managing Editor)에 선임되면서 2007년 WEF가 선정한 ‘200인의 젊은 글로벌 리더’에 선정된 ‘엄친딸’의 대표주자다.


이쯤 되다보니 국제무대를 누비는 딸・아들의 교육법에 대해 묻지 않을 수 없었다.


하지만 도 이사장은 ‘특별한 교육법’이 없다고 잘라 말했다.


그녀는 “(부모덕을 봤을 것이란) 주위의 의구심과 달리 우리는 해준 것이 없었다”며 “학창시절 두 남매는 상위권의 성적에 있지 않았지만, 내가 국회의장실 의전비서관과 국제활동직을 역임할 당시 집으로 끌고 온 업무 덕분에 자연스레 그쪽(국제사회)으로 관심을 갖게 된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자신이 가장 잘할 수 있는 일을 선택할 수 있게 남매의 의견을 존중했다”며 “아들의 경우, 프로골퍼가 되길 소망했지만 내 의사를 밀어붙인 적은 없다”고 덧붙였다.


자리를 함께한 한 관계자가 그의 말을 듣고선 “일과 가정에서 성공한 사람”이라고 치켜세우자 도 이사장은 “나는 가정적으로 성공한 케이스가 아니다”며 손사래를 쳤다.


그녀는 “한 번 이혼을 하면서 아이들에게 큰 상처를 남겼다”며 “당시(80년대 말)만 해도 이혼에 대한 편견이 심했는데 아이들이 엄마의 선택을 존중해줘서 고맙게 생각한다”고 토로했다.


도 이사장은 이혼의 아픔을 겪은 뒤 지난 1994년 11, 12, 15대 국회의원을 지낸 권정달 전 한국자유총연맹 총재와 재혼해 정치권에서 화제를 모은 바 있다.


이렇듯 정치권과 국제무대의 주요직에 몸담은 이들이 한 가족이다 보니 장점은 물론 단점도 있을 터.


도 이사장은 “온 가족이 한 자리에 모이는 날이 극히 적을 수밖에 없어 아쉽지만, 만나게 되면 정치에서부터 국제사회의 전반적인 이야기까지 다루다보니 업무에 관한 조언도 얻고 가족으로부터 많이 배울 수 있다”고 웃음꽃을 피웠다.


일과 가정, ‘두 마리 토끼’를 잡은 도 이사장도 바라는 바가 있을까.


그녀는 “예순을 넘은 제가 뭘 더 바라겠냐만, 일과 결혼한 딸을 이젠 (시집)보내고 싶다”며 겸연쩍은 웃음을 지어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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