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4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국회에서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당대표 선출 이후 치른 첫 번째 시험에서 1승1패라는 성적을 거뒀다.

3일 치러진 4·3 보궐선거에서 한국당은 통영·고성에서 압도적인 표차로 승리했지만, 창원·성산에서는 불과 504표라는 차이로 막판역전을 당하며 정의당에 자리를 내줘야 했다.

하지만 야권은 물론 여권인 더불어민주당에서 조차 ‘사실상 승리’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한 민주당 비주류 의원은 “차라리 다 졌으면 더 겸손해질텐데”라며 “이번 선거에서 민주당이 완패했어야 국민 앞에 더 고개를 숙인다”고 평가했다.

‘보수텃밭’이라 불리던 통영·고성이야 그렇다 치더라도 진보정당의 성지인 창원·성산에서조차 간신히 승리했기 때문이다. 더욱이 민주당과 정의당이 전례 없는 여야 후보 단일화를 이룬 지역이었던 만큼 충격은 클 수밖에 없다.

이와 같은 범여권의 이겨도 이긴 것 같지 않은 승리에 대해 황 대표의 리더십이 작용한 것 아니겠느냐는 일각의 평가가 나온다.

지난 2·27 한국당 전당대회에서 선출된 황 대표가 출마 당시부터 보수통합과 정권심판이라는 기치를 내걸고 대여투쟁을 계속해온 결과 박근혜-최순실 게이트로 돌아선 PK(부산·경남)지역의 민심을 복원시키는 데 성공했다는 것이다.

이러한 결실에는 그간 차기 대권주자로서의 지지율 조사에서 선두자리를 지켜온 ‘안정감’ 또한 한 몫을 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지난 2일 발표된 리얼미터의 ‘여야 차기 대선주자 선호 월간 추세’에 따르면 황 대표는 지난 1월 17.1%를 시작으로 2월 17.9%, 3월 21.2%를 기록하며 3개월 째 차기 대선후보 지지도 1위를 유지하고 있다.

즉 통영·고성의 탈환과 창원·성산 초박빙 접전의 배경에는 전통적 보수 지지층을 다시 결집시키는데 황 대표가 튼튼한 기둥 역할을 했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 유기준 의원은 “이전에는 당 대표가 오히려 당에 마이너스가 되는 행동들을 많이 했는데 황 대표는 품격과 절제 있는 행동으로 당이 그동안 하지 못한 정책에 대한 대안, 실패한 경제와 안보 대안을 내놓을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를 받고 있다”고 전했다.

강석호 의원 또한 “행정관료 때 보인 꼿꼿한 이미지가 정치에서도 신선하게 보였던 것”이라며 “당원들이 신임과 기대치를 많이 표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무성 전 대표의 보좌관을 지냈던 장성철 ‘공감과 논쟁’ 정책연구소장도 “보수에서 기다려 온 점잖고 품위 있는 제대로 된 인격을 갖추고 성품을 갖춘 분이라는 것이 지지의 원인일 수 있을 것”이라 평가했다.

한편 이번 보선의 결과가 문재인 정권의 경제 실정으로 코너에 몰린 중산층과 중소기업·자영업자·소상공인들의 불안심리와 연결고리가 있다는 견해도 나왔다.

정태옥 의원은 “우리나라 뿐 아니라 세계적으로 봐도 우파 지도자들은 중산층의 불안감 속에서 대두한다”며 “좌파정권 때문에 불안해하고 위기감을 느껴 이를 극복해줄 사람이 필요하다 했을 때 황 대표가 나타난 것”이라 설명했다.

정 의원은 이어 “실제로 황 대표가 당대표로 된 지 30여 일 됐는데 당에 갈등이 없어졌고 큰 잡음이 없다”면서 “계파 간 갈등이 나오지 않고 막말 없이 당을 잘 이끌어가고 있다는 평가가 지지층 사이에서 이뤄진 것”이라 전했다.

전당대회 이후 한 달 정도는 ‘허니문 효과’가 나타나는 기간으로 일단 지켜보자는 당내 신중론도 있었지만, 이번 보선에서 진보정당의 성지에서도 아쉬운 패배에 그치자 이러한 분위기는 점차 사라지는 모양새다.

한편 황 대표는 4·3보선 결과와 관련해 4일 오전 최고위원회의에서 “모두 승리하지는 못했지만 우리 당과 나라에 새로운 희망을 발견할 수 있었다. 최선을 다해 뛰어주신 후보들과 의원님, 당직자 여러분께 진심으로 감사 드린다”고 전했다.

이어 “진보의 성지라 하는 창원·성산에서 유례없는 여야 단일화까지 하고도 초박빙의 결과가 나온 이유가 무엇인가. 이 정권의 독선과 오만을 방관하지 않겠다는 것 아니겠나. 잘못된 정책을 당장 수정하라는 국민의 명령”이라 질타했다.

<사진제공 뉴시스>

팩트인뉴스 / 장동호 기자 factinnews@facti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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