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 내 괴롭힘‧성희롱을 경험한 여성 신입사원들이 입을 열었다. 한 신입사원은 “어느 날은 팀장이 엘리베이터 안에서 ‘야, 우리 언제 잘래?’라고 말했다. 당황해서 ‘무슨 그런 말을 하세요’라고 말하니까 ‘그러지 말고 우리 끝까지 술 마시고 언제 잘래?’라고 했다”라고 말해 충격을 줬다.

청년 세대 노동조합 청년유니온은 ‘신입사원 직장 내 괴롭힘 및 성희롱 실태조사’ 결과를 5일 발표했다.

이번 조사는 청년유니온이 지난 7월 16일부터 시행된 ‘직장 내 괴롭힘 금지법’ 시행을 계기로 기획한 것으로, 만 39세 이하 10명의 여성 대상자에 대해 심층 집단면접을 진행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조사에 참여한 이들은 일터 내에서 ▲트집, 폭언, 말 바꾸기, 사생활 침해, 사회적 고립 등의 ‘개인적‧대인 간 괴롭힘’ ▲업무에 대해 제대로 알려주지 않거나, 반복적으로 지적하거나, 업무에서 배제하는 식의 ‘일 관련 괴롭힘’ ▲폭력적인 일터문화 조성, 불합리한 업무환경, 감정노동 방치 등의 ‘조직적‧환경적 괴롭힘’ 등의 괴롭힘을 당한 것으로 조사됐다.

한 참여자는 “주말 중에도 연락이 온다. 퇴근해도 계속 연락이 오고, 업무에 대해 연락이 온다”며 “자기 어디 놀러 가서 본 것에 대한 이야기까지 보낸다. 답을 안 하면 왜 대답을 하지 않느냐는 식으로 욕을 먹었다”라고 말했다.

성희롱‧성차별과 관련한 문제도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성 역할 고정관념에 기반한 성차별적 발언부터, 여성 신입사원에 대한 외모 평가를 하는 발언이나 성적인 모욕을 주는 일까지 발생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한 참여자는 “한 사람이 이직한다던가 하면 여성이 접대하는 술집으로 갔다. 술 따르는 것도 제일 막내인 여자 스태프가 했다”라고 전했다.

또 다른 참여자는 “출근해서 자리를 보니 키보드에 유흥업소 명함이 끼워져 있었다. 그것을 보고 화가 나서 이게 뭐냐고 물었더니 여대생이라 여대생 마사지 받아보라고 끼워 놓아봤다고 하더라. 그 일을 계기로 퇴사를 결심했다”라고 말했다.

청년유니온은 “일터 내에서 연령이 낮고, 지위가 낮을수록 직장 내 괴롭힘과 성희롱에 노출될 위험이 높다”라며 “신입사원으로 일을 시작하는 청년들은 이 같은 조건을 모두 충족한다”라고 설명했다.

또한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적절한 직무교육과 프로세스 개발 등 조직 운영 전반의 고도화가 필요하다”며 “세부적인 가이드라인을 통해 일터의 문화를 바꿔가야 한다”라고 밝혔다.

[사진 제공=청년유니온]

 

팩트인뉴스 / 정성욱 기자 swook326@facti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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