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팩트인뉴스=이시아 기자]국내 자동차 업계가 ‘노조 리스크’에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현대자동차, 기아자동차, 한국GM 등 3사 노동조합은 8월 여름휴가를 기점으로 파업을 예고하고 나섰다.

25일 한국GM 노조는 중앙노동위원회(중노위)에 노동쟁의 조정 신청서를 제출했다고 밝혔다.

지난 9일부터 24일 오전까지 총 7차례 단체교섭을 이어갔으나 사측이 노조의 교섭요구안을 들어줄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해 쟁의권 확보에 나서게 됐다고 설명했다.

만약 중노위 쟁의 조정 결과 ‘조정중지’(합법적인 파업 권한 부여) 결정이 나면 파업 시점은 여름휴가(7월29일~8월2일) 이후가 될 전망이다. 중노위의 결정이 나오는 데는 통상 열흘 내외의 시일이 걸린다. 한국GM 노조는 최근 자체 소식지 ‘임투속보’를 통해 “하기휴가 이후 투쟁체제로 전환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현대‧기아차 노조 역시 이보다 앞서 파업권 확보 절차에 채비를 나섰다. 현대차 노조는 지난 19일 교섭 결렬을 선언하고, 23일 중노위에 쟁의 조정을 신청했다. 이어 24일 임시대의원대회를 열고 쟁의발생 결의를, 오는 29일부터 30일까지는 쟁의행위 찬반투표를 실시할 예정이다.

기아차 노조도 23일 교섭 결렬을 선언하고, 24일 임시대의원대회에서 쟁의발생 결의와 중노위에 쟁의 조정을 신청했다. 오는 30일에는 쟁의행위 찬반투표를 벌인다.

양사도 파업시점은 여름휴가(8월5일~9일) 이후로 진행될 것으로 보여, 결국 3사 파업은 8월 이후 본격화될 전망이다. 이러한 여파는 국내 완성차 업체들이 추진하고 있는 실적 정상화 과정에 악재로 인식될 것으로 보인다. 당장 하반기에도 신차 출시를 앞세워 성장 셈법을 마련 중에 있지만, 생산 동력이 낮아지면 그만큼 힘이 빠질 수밖에 없다.

관련 업계에서는 “여름휴가 직후 파업이 이어지면 업체별 생산성은 크게 악화될 것”이라면서 “노사 갈등이 장기화될수록 신차 출시 등을 통한 분위기 개선 효과는 줄어들 것”이라고 우려했다.

한국의 차 산업 경쟁력에도 악재를 미칠 전망이다. 한국의 자동차 생산 능력은 지난 2005년부터 11년 동안 5위 자리를 고수하다 지난해 인도‧멕시코에 이어 7위까지 내려갔다. 한국자동차산업협회에 따르면 국내 차 생산량은 2015년 1분기 115만4853대에서 올해 1분기에는 95만4908대까지 감소했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파업에 돌입했더라도 기업의 최소 생산권을 보장할 제도적 장치가 필요하다고 평가했다. 자동차학과의 한 교수는 “파업권을 보장하면, 생산권도 보장해야하는 게 당연한 논리”라면서 “노동법 개정을 통해 경직도를 떨어뜨리고 유연성을 늘리는 작업이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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팩트인뉴스 / 이시아 기자 jjuu9947@facti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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