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배터리 특허' 소송서 승기 잡은 LG화학

최문정 / 기사승인 : 2020-08-27 17:46:09
  • 카카오톡 보내기
  • -
  • +
  • 인쇄
“미국특허는 한국과 별개” 강조한 LG화학 완승
특허침해 소 취하 및 손해배상 청구 모두 기각
향후 영업비밀침해소송에도 영향 줄 듯
SK이노베이션 패소 땐 배상금만 최소 수백억
LG-SK, 합의 가능성 열어뒀지만 분쟁 장기화 우려

 

[팩트인뉴스=최문정 기자]LG화학이 27일 SK이노베이션과의 배터리 소송 1차심에서 승소했다. 법원은 “미국에서 낸 소송(2차소송)을 취하하라”며 낸 SK이노베이션이 낸 소송에서 LG화학의 손을 들어줬다.

이날 서울중앙지방법원 지식재산 전담재판부인 63-3민사부는 SK이노베이션이 LG화학을 상대로 낸 ‘소 취하 및 손해배상 소송’ 선고 기일에 원고 패소를 판결했다.

LG화학과 SK이노베이션의 전기차 배터리 소송전은 지난해 LG화학이 지난해 4월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와 델라웨어주 연방지방법원에 SK이노베이션을 상대로 2차전지 영업비밀 침해 행위로 제소하며 시작됐다. LG화학은 이어 지난해 5월엔 ‘산업기술의 유출방지 및 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 등의 혐의로 SK이노베이션과 인사담당 직원 등을 서울지방경찰청에 형사 고소했다.

이에 SK이노베이션도 적극적 대응에 나섰다. SK이노베이션은 LG화학의 국내 고소 후 약 한 달 만에 서울중앙지방법원에 LG화학을 상대로 ‘명예훼손 손해배상 및 채무부존재 확인 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또한 지난해 9월엔 미국 ITC와 델라웨어주 연방지방법원에 LG화학과 LG전자가 2차전지 관련 특허를 침해했다는 소송을 제기하며 맞불을 놨다.
 

또한 그해 10월엔 서울중앙지방법원에 LG화학을 상대로 ‘특허침해 소 취하 및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SK이노베이션은 이 소송에서 LG화학에게 10억원의 손해배상을 청구했다.

 

▲ LG화학 VS SK이노베이션 소송 일지 (표=LG화학)

 

지난해 4월부터 현재까지 LG화학과 SK이노베이션이 법적 공방 중인 소송 건은 5건이 넘는다. 이 중 이날 판결이 나온 건은 지난해 10월 SK이노베이션이 제기한 ‘특허침해 소 취하 및 손해배상 청구 소송’이다.

 

SK이노베이션은 “이번 쟁송의 대상이 된 지난 2014년 맺은 양사간 부제소합의는 세라믹코팅분리막 특허(KR 775,310)에 대해 국내·외에서 10년간 쟁송을 하지 않겠다는 합의였다”고 설명했다.

양사는 지난 2014년 세라믹코팅분리막과 관련해 특허 소송을 진행하지 않기로 합의를 한 바 있다. SK이노베이션은 LG화학이 먼저 미국에서 소송을 시작함으로써 관련 합의를 어겼다는 주장이다.

LG화학은 “2014년 합의 대상이 된 특허를 명백하게 한국특허(KR310)로 한정하고 있다”며 “특허제도는 속지주의 원칙에 따라 각국에서 서로 독립적으로 권리가 취득되고 유지되므로, 이번에 미국에서 제소한 미국특허는 원래 합의대상 한국특허와 별개로 권리가 존재하는 것이고, 그 권리범위도 이 사건 합의대상 특허와 다르다”고 맞섰다.

이날 양사가 의견 차이를 좁히지 못한 가운데 재판부는 SK이노베이션측의 주장을 모두 인정하지 않으면서, SK이노베이션이 미국에서 제기한 소 취하 청구 부분을 각하하고, 손해배상 청구를 기각했다.

이번 판결은 비록 양사가 미국에서 대립각을 세우고 있는 ‘영업비밀 침해행위’와 직접적 관련은 없지만 LG화학이 승기를 잡은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실제로 LG화학이 이 소송에서 최종 승소할 경우, SK이노베이션은 최소 수백억원 대의 손해배상금을 지불해야 할 수도 있다.

이날 판결과 관련, LG화학은 “이번 판결로 SK이노베이션의 제소가 정당한 권리행사가 아닌, 지난해 LG화학으로부터 제소당한 미국 영업비밀침해소송과 특허침해소송에 대한 국면전환을 노리고 무리하게 이루어진 억지 주장이었음이 명백히 확인됐다”며 “이로써 현재 국내외에서 진행되고 있는 다른 법적 분쟁에서도 SK이노베이션측 주장의 신뢰성에 상당한 의구심이 제기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라고 말했다.

SK이노베이션은 “패소 판결을 받은데 대해 깊은 유감을 표하고, 판결이유를 분석하여 상급심에 항소할 것”이란 입장을 밝혔다. 또한 “SK이노베이션은 판결 내용에서 이슈가 된 특허 KR310-US517 특허의 관련성에 어떤 판단을 내렸는지 확인하고, 판결문을 분석해 항소 절차에서 회사 주장을 적극 소명하겠다”라는 의지를 드러냈다.

다만, 양사 모두 합의 가능성을 배제하지는 않았다. LG화학은 “소송과 관련하여 합의는 가능하다”라고 말했다. 다만 “객관적인 근거를 토대로 주주와 투자자가 납득할 수 있는 합리적인 수준이 제시돼야 한다”는 조건을 덧붙였다. SK이노베이션 또한 “(소송 내용과는)별개로 SK이노베이션은 배터리 산업과 양사의 발전을 위해 협력해 나갈 것을 희망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양사가 전기차 배터리를 놓고 대대적인 소송전을 불사하는 이유는 배터리 사업이 LG화학과 SK이노베이션의 차세대 핵심 먹거리기 때문이다.

현재 전기차 배터리는 제 2의 반도체라고 불릴 정도로 미래 가치가 높은 사업이다. 각국 정부의 환경 친화정책이 강화되며 매년 전기차 시장은 괄목할만한 성장을 이어가고 있다. 이에 따라 전기차의 핵심 부품인 배터리 시장도 향후 5년 안에 180조원 규모로 커질 예정이다. 이는 약 170조원으로 예상되는 메모리반도체 시장보다 큰 규모다.

특히 LG화학은 올해 2분기 처음으로 전기차 배터리 부문의 흑자전환에 성공한 만큼 물러설 수 없다는 입장이다. LG화학 관계자는 “전기차 배터리 사업은 20여년 이상 수십조원의 투자 끝에 이제 흑자를 내기 시작한 사업으로 영업비밀과 특허 등 기술 가치가 곧 사업의 가치일 정도로 중요하다”라고 설명했다.

 

SK이노베이션도 물러설 수는 없다. 아직 전기차 배터리 사업이 상용화 초기 단계인 만큼 원천기술과 관련된 잡음을 해결하고 사업 주도권을 잡아야 하기 때문이다.

한편, 지난 2월 미국 ITC는 LG화학이 제기한 영업비밀 침해 행위에 관해 SK이노베이션에 조기패소 예비판결을 내린 바 있다. 양사의 미국에서의 법정 다툼은 오는 10월 최종 판결을 앞두고 있다. 

 

팩트인뉴스 / 최문정 기자 muun09@factinnews.co.kr 

[저작권자ⓒ 팩트인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오늘의 이슈

뉴스댓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