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수출이 4개월째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이는 주력 제품인 반도체의 가격하락과 주요 수출국인 중국이 경기부진이라는 점이 영향을 미친 것이다. 정부는 하반기부터는 반도체 경기가 나아질 것이라고 전망했지만, 일각에서는 이 하락세가 올해까지 계속될 것이라는 이야기도 나오고 있다.

따라서 글로벌 반도체 수요 회복에만 기대는 대책으로는 수출이 장기 침체에 빠지는 상황에서 벗어나기 어려울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1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올해 반도체 수출 부진의 가장 큰 원인은 가격 하락이다. 가격이 하락하면서 글로벌 정보기술(IT) 업체를 중심으로 수요가 크게 줄었으며, 전체 수출액이 감소하는 악순환이 생겼다는 것이다.

이에 따르면 8GB(기가바이트) D램 가격은 지난해 3월 9.1달러에서 올해 3월 5.1달러로 44%나 하락했다. 128GB 낸드플래시의 경우 같은 기간 6.8달러에서 4.9달러로 27.9%나 떨어졌다. 이와 함게 모바일용 D램 수요는 지난해 4분기와 비교해 올해 1분기 약 20% 가량 감소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한국의 반도체 수출액은 지난달 90억 1000만 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서 16.6% 하락했다. 정부는 수출 실적이 좀처럼 살아나지 않자 1일 무역보험공사, 시중은행과 함께 수출채권을 빠르게 현금화할 수 있는 보증 상품을 시장에 내놓은 상태다.

전문가들은 지난해 수준의 반도체 호황은 올해 없을 것이라 보고 있다. 지난 2월 반도체 업계 전문가를 26명을 대상으로 산업연구원이 설문조사를 한 결과 전체 응답자 81%가 “지난해보다는 부진하지만 평년 수준 혹은 평년보다 나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한 평년보다 악화될 수 있다는 응답도 전체 12%나 됐다.

다만 하반기부터는 반도체 가격이 제자리를 찾기 시작해 수출 시장에도 활력이 돌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반도체 가격이 대세 상승기 직전인 2016년 말~2017년 초 수준으로 떨어졌고 잠재적 경쟁자로 꼽히던 중국 업체들의 메모리 반도체 생산이 좀처럼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어서 한국 업체들이 여전히 시장 우위를 점하고 있다는 점도 긍정적인 요인으로 꼽힌다.

그러나 아직 시장 상황을 예단하기는 어렵다. 무엇보다 올해 수출 감소가 불가피한 만큼 정부가 기업의 목소리를 반영해 대책을 마련하는 한편, 수출 상대국을 대변화하는 중단기 대책을 동시에 추진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팩트인뉴스 / 정다운 기자 factinnews@facti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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