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승우 국가기술표준원장이 11일 오전 정부세종청사에서 민관합동 에너지저장장치(ESS) 화재사고 원인조사위원회가 실시한 'ESS 화재사고 원인조사 결과'와 '재발방지를 위한 종합안전강화대책', 'ESS 산업생태계 경쟁력 지원방안'을 발표하고 있다.

 

정부가 에너지 저장 장치(ESS) 화재 사건의 원인이 배터리라고 밝힌 데 대해 LG화학과 삼성SDI는 즉각 반박했다.

ESS 화재 사고 조사단은 6일 “충남 예산·경북 군위·경남 김해·강원 평창·경남 하동 등 지난해 8월 이후 ESS에 불이 난 전국 사업장 5곳의 사고 원인을 조사한 결과 경남 하동을 제외한 나머지 4곳은 배터리가 발화 지점인 것으로 분석됐다”고 밝혔다.

화재 사고가 발생한 충남 예산·경북 군위는 LG화학 배터리를, 경남 김해·강원 평창은 삼성SDI를 사용했다.

조사단은 충남 예산·경북 군위의 사고 현장에서 수거한 배터리에서 내부 발화 시 나타나는 용융 흔적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경남 김해에서는 화재가 발생한 지점의 배터리들 간에 전압 편차가 커지는 경향이 운영 기록을 통해 나타났으며, 배터리 분리막과 음극판에서 구리와 나트륨 성분 등이 검출됐다.

강원 평창에서는 충전 시 상한 전압과 방전 시 하한 전압의 범위를 넘는 충·방전 현상이 나타났다. 이때 배터리 보호 기능은 동작하지 않았다. 현장에서도 분리막에서 구리 성분이 검출됐다.

ESS조사단은 “일부 ESS 사업장에서 배터리 운영 기록 저장·보존·운용 관리가 미흡해 사고 예방과 원인 규명이 어려움이 있었다”면서 “신규 사업장뿐만 아니라 기존 ESS에도 시스템·배터리 운영 기록을 저장하고 보존하는 장치를 설치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LG화학은 “일부 사이트의 화재 원인이 배터리 이상으로 추정된다는 조사단 발표와 관련해 LG화학은 배터리가 화재의 직접적인 원인은 아니라고 판단한다”고 말했다.

LG화학은 ▲지난 4개월간 실제 사이트를 운영하며 가혹한 환경에서 실시한 자체 실증실험에서 화재가 재현되지 않은 점 ▲조사단에서 발견한 양극 파편, 리튬 석출물, 음극 활물질 돌기, 용융 흔적 등은 일반적인 현상·실험을 통해 화재의 직접적인 원인이 아닌 것으로 확인된 점을 들었다.

LG화학은 조사단이 발견한 용융에 대해 “용융은 고체가 열을 받아 액체로 녹는 현상으로, 배터리 외 다른 부분에서 화재가 발생해도 화재가 배터리로 전이됨으로써 배터리 내 용융흔적이 생길 수 있다”며 “용융 흔적을 근거로 배터리 내부발화라고 단정할 수 없다”고 반박했다.

이어 “조사단에서 특정한 발화지점 외 배터리에서도 유사 용융흔적이 발견될 수 있으므로 용융 흔적이 있다고 해서 발화지점이라고 해석하기는 무리가 있다”고 지적했다.

삼성SDI도 같은 날 “조사단이 발표한 배터리는 화재 현장이 아닌 다른 현장의 배터리”라고 반박했다.

삼성SDI는 “지난해 말 조사단이 평창 및 김해 사이트에 설치된 배터리와 유사한 시기에 제조된 배터리가 적용된 다른 사이트의 데이터 및 제품을 요청했다”며 “이에 삼성SDI는 인천 영흥, 경남 합천에 설치된 제품을 전달했고, 조사단은 이 제품을 분석해 발표내용에 포함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ESS 화재 발화지점은 배터리에서 시작됐지만, 화재 원인은 다양하다”라며 “ESS에서 배터리는 유일하게 에너지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가연물로써 화재를 확산시키는 역할을 하는 것이지 점화원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사진제공=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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