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뉴시스)

국제유가가 급락세를 보이며 원유 관련 파생결합증권(DLS) 투자자들의 불안감이 가중되고 있다. 특히 유가 상승기에 투자한 이들의 경우 원금손실의 위험까지 대두된 상황이다.

10일 한국예탁결제원 증권정보포털 세이브로에 따르면 지난 9일 기준 원유 DLS 중 미상환 잔액은 1조 660억 원에 이른다. 기초자산별로는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가 6천448억 원, 브렌트유가 4천212억 원으로 집계됐다.

국제 유가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투자심리가 위축된 데 이어 주요 산유국들의 추가 감산 합의가 결렬되며 수직 낙하 중이다.

9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4월 인도분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는 전 거래일보다 배럴당 24.6%(10.15달러) 내려간 31.13달러로 거래를 마쳤다.

런던 ICE 선물거래소의 5월물 브렌트유도 배럴당 24.1%(10.91달러) 급락한 34.36달러에 마감했다. 특히 WTI와 브렌트유는 한때 30%이상 급락하며 배럴당 30달러, 31.02달러까지 주저앉았다.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DLS가 원금 손실 발생구간(knock-in·녹인)에 접어드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특히 지난해 8월부터 올 1월까지 WTI를 기준으로 국제 유가는 50~60달러 수준을 넘나들었다. 녹인 레벨 50%를 적용하면 손실이 적용된 가격은 25~30달러다.

브렌트유를 기초자산으로 삼는 DLS 가운데는 녹인 기준이 50%로 설정된 DLS 미상환액이 2천751억 원으로 53.10%를 차지했고, WTI를 기초자산으로 삼는 DLS 중 녹인 기준이 50%로 설정된 DLS 미상환액은 3천716억 원으로 73.53%에 달했다.

전문가들은 국제유가가 추가로 급락할 가능성에는 여지를 두면서도 반등하는 속도는 더딜 것이라 전망하고 있다.

2015~2016년 국제유가가 급락할 당시에는 2016년 경기회복을 기점으로 국제유가가 반등하고 정유·화학 업종의 업황이 개선됐던 반면, 현재는 코로나19 확산으로 경기 회복이 지연되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국제유가 반등을 위해서는 선제적 경기 회복이 필요하다는 의미다.

다만 물가 상승률 등을 고려했을 때 실질적인 유가는 근 20년 사이 최저 수준에 도달했다는 평가가 있는 만큼, 국제유가가 추가적으로 급락할 가능성은 낮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판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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