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유가가 사상 처음으로 마이너스(-)권을 기록했다. 원유 수요가 아예 사라지면서 생산업체가 원유를 팔 때 돈을 얹어줘야 하는 기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20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5월 인도분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는 배럴당 -37.63달러에 거래를 마감했다. 장중 한때 -40.32달러까지 떨어지기도 했다.

전 거래일(17일) 종가였던 배럴당 18.27달러 대비 305%나 폭락한 수치다.

국제 유가가 마이너스로 떨어진 것은 사상 처음이다.

코로나19로 인한 원유 수요 감소에 공급량을 줄였음에도 상쇄하지 못하는 저장고 부족 상황이 심각한 데다 원유시장의 선물 계약 만기일까지 겹친 탓이다.

오는 21일인 5월물 WTI 만기일을 앞두고 선물 투자자들은 5월물 원유를 실제로 인수하기보다는 대부분 6월물로 갈아타는 ‘롤오버(rollover)’를 선택했다. 롤오버란 보유 중인 최근월물을 다음 근월물로 교체하는 행위로, 투자자들은 매달 원유선물 만기가 다가오면 최근월물을 팔고, 차근월물을 매수하는 롤오버를 한다.

이에 따라 선물시장에서 근월물(5월물) 보다 원월물(6월물) 가격이 더 높아지는 ‘콘탱고(contango)가 발생했다. 콘탱고가 나타났다는 것은 원유가 당장 과잉 공급되고 있다는 얘기다.

이에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0일(현지시간) “정유시설, 저장시설, 파이프라인, 심지어 바다 위의 유조선도 원유로 가득 차 있다”며 석유회사들이 넘쳐나는 원유를 저장할 곳을 찾지 못하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원유 가격이 사상 첫 마이너스로 떨어지면서 국내 일부 증권사 HTS(홈트레이딩서비스)에서는 오류가 발생해 개인투자자들이 피해 보게 됐다.

 

(사진제공=네이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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