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여성의 고용지표가 지난 10년간 꾸준히 개선되고 있지만 35~44세 여성의 고용률은 30-50클럽 7개국 중 최하위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여성의 경력단절이 심화됐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됐다.

21일 한국경제연구원이 2008년부터 지난 10년간 30-50클럽 7개국 여성의 생산가능인구수, 경제활동참가율, 취업자수, 고용률, 실업률 및 연령대별 고용률 등 6개 고용지표를 분석한 결과, 한국과 일본의 30-40대 여성의 경제활동이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30-50클럽은 1인당 국민소득 3만 달러 이상, 인구 5000만명 이상의 조건을 만족하는 국가로, 미국, 일본, 독일, 프랑스, 영국, 이탈리아, 한국 등이 속한다.

한국경제원의 연구에 따르면, 실업률은 독일, 일본, 영국 등 4개국에서 개선된 반면, 한국, 프랑스, 이탈리아 등 3개국에서는 약화됐다.

연령대별 고용률 분포를 살펴보면 7개국 중 한국과 일본에서만 30-40대 여성의 경제활동이 감소해 M자형 곡선 형태를 띠고 있다. 나머지 5개국에서는 ∩자형 포물선 형태를 보인다.

지난 10년간 30-50클럽 7개국 중 15~64세 여성의 생산가능인구수가 가장 많이 증가한 나라는 미국으로, 2008년 대비 251만5000명 늘었다. 이어 한국은 132만4000명이, 영국은 11만3000명이 증가했다.

여성 생산가능인구의 증가율은 한국 13.9%로 가장 높았고, 이탈리아 8.3%, 영국 8.1% 순으로 나타났다.

취업자수 증가율도 우리나라가 12.7%로 가장 높았다. 이어 독일 10.2%, 영국 8.8% 순으로 집계됐다.

여성 생산가능인구의 높은 증가율에도 불구하고, 한국 여성의 경제활동참가율은 60%를 밑돌며 상위 5개국과의 격차가 여전히 큰 것으로 나타났다. 우리나라 여성의 고용률은 2008년 53.3%에서 지난해 57.2%로 3.9% 증가하는 데 그쳤다.

특히 지난해 기준 여성의 경제활동참가율이 1위인 독일(72.1%)과의 격차는 14.0%포인트로, 10년 전과 비교해 양국간 격차(11.0%포인트)는 줄지 않고 있다.

30-50클럽 7개국 중 15~64세 여성의 경제활동참가율과 고용률이 가장 많이 증가한 나라는 일본으로 각각 9.1%포인트, 9.9%포인트 상승했다. 이는 각각 4.6%포인트, 3.9%포인트 증가한 우리나라에 비해 2배 이상 늘어난 것이다.

15~64세 여성의 고용률을 연령대별로 나누어 보면, 한국과 일본의 경우 출산·육아기로 대표되는 30대 전후반여성들에게서 경력단절 현상이 나타나며 연령대별 고용률 분포에서 M자형 곡선 형태가 나타나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지난해 기준 우리나라 35~39세, 40~44세 여성의 고용률은 각각 59.2%, 62.2%로 7개국 중 가장 낮았고, 1위인 독일과의 약 20%포인트 차이가 났다. 특히 여성 전체 고용률이 최하위인 이탈리아와 비교해서도 35~44세 여성 고용률은 우리나라가 더 낮았다.

추광호 한경연 일자리 전략실장은 “자녀 양육과 가사를 여성에게 부담시키는 성 역할에 대한 사회적 인식과 여성 고용에 대한 사용자 부담을 증가시키는 정책, 유효구인배율이 0.6에 불과한 일자리 부족 현상이 여성의 고용을 저해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유연근무제 활성화 및 기업의 여성고용 유지에 대한 인센티브를 확대해 여성의 경력단절을 예방하는 한편, 경력단절 여성의 직업훈련 강화, 양질의 시간제 일자리 확대 등 재취업 정책의 실효성을 제고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사진제공=한국경제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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