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위험까지 공동 전가...자산관리에 도움
업계 "IFRS17제도에 앞서 필요한 대응책"
"국내 9개 해외재보험사와 경쟁 예상"
"향후 보험사 수요분석 통해 상품개발 계획"

[팩트인뉴스=이정화 인턴 기자]하반기 보험사들이 공동재보험으로 리스크 부담에서 벗어나 한숨을 돌릴 수 있을지 주목된다. 한국 유일 국내 재보험사인 코리안리가 계약 선점을 위해 투자회사 칼라일그룹과 손잡았다. 초저금리 장기화에 맞서 보험사들의 자본 관리를 도울 것으로 예상된다.


5일 업계에 따르면 코리안리가 최근 글로벌 투자회사 중 하나인 칼라일그룹과 전략적 제휴를 맺고 국내 원수보험사(시중 보험사) 대상으로 '공동재보험' 솔루션을 공동개발 및 제공키로 협약했다.

칼라일그룹은 1987년 미국 워싱턴에 설립된 글로벌 투자회사로 전세계 32개 지사를 통해 2210억 달러(한화 약 267조원) 규모의 운용자산을 관리하고 있다. 칼라일그룹은 코리안리의 네트워크를 활용해 재보험 사업과 자산운용 사업의 확장을 적극 추진할 수 있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코리안리는 공동재보험 인수를 위한 전담팀을 설치하는 등 2018년부터 관련 제도의 국내 도입에 순차적으로 대비해왔다.

코리안리 관계자는 "코리안리가 국내에서 오랜 영업을 해왔지만 칼라일그룹은 기존에 재보험 유닛 내에서 공동재보험 지급 경험이 있는 대규모 투자자다. 공동재보험을 인수할 수 있는 담보력 확보에 대한 의구심 해소와 탄탄한 자본력 조달을 이룰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했다.

이어 "국내에 들어와있는 9개 해외재보험사와의 경쟁구도가 그려질 것 같다"며 "기존 시장에서는 코리안리가 한국회사이기 때문에 시장점유율이 높은 편이였지만 새로운 시장에 있어선 불확실하다. 10개사 경쟁에서 입지를 다지기 위해 칼라일그룹과 협약을 체결했다"고 말했다.

금융당국에 따르면 '공동재보험'은 원수보험사가 재보험사(보험사가 보험에 내재된 위험을 보장받기 위해 가입하는 보험사)에 위험보험료, 저축보험료, 영업보험료를 출재해 보험위험과 금리위험 등을 이전할 수 있는 재보험이다. 보험위험료만 전가할 수 있었던 기존 재보험 형식에서 이전 범위가 확장됐다. 올 상반기 국내에 도입됐다.

코리안리 관계자는 "칼라일그룹과 함께 국내 원수보험사들에 적합한 공동재보험 솔루션을 공동으로 개발할 예정이다"며 "상품 설계 및 구조화, 재보험 자산의 운용, 요구자본 관리 및 신규자본 조달 등 광범위한 업무 분야에 대해서도 협력할 예정이다"고 전했다.
 

▲그림. 전통적 재보험과 공동재 보험 비교


시장금리 하락이 장기화되면서 원수보험사, 특히 생보사의 보험료적립금 부담이 늘어나는 추세다. 생보사들이 공동재보험을 통해 보험부채를 감축 및 조정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금융당국은 앞서 공동재보험으로 원수보험사들이 IFRS17과 신지급여력제도(K-ICS) 도입에 대응해 리스크 분산 및 RBC(지급여력비율)을 높이고, 재보험사는 새로운 수익원을 발굴하는 기회를 얻을 것이라 보았다. 한국에 유일한 국내 재보험사인 '코라인리'가 수혜를 얻을 것이라고도 언급한 바 있다.

2023년 도입 예정인 IFRS17제도는 보험부채 시가평가가 핵심이다. 코리안리는 국내 전업 재보험사로, 시가평가에 필요한 보험계약정보를 가입된 원수보험사로부터 받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저금리 시대에 고금리로 판매된 보험상품은 가입자에게 돌려줘야 하는 이자가 많다"며 "IFRS17은 이를 모두 부채로 계산하기 때문에 공동재 보험에 대한 필요성이 대두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고 말했다.

기준금리 하락으로 보험사들은 이차익 면에서 이익에 비해 손실이 높은 '이차역마진' 부담을 안고 있다. 상위 생보사(삼성생명·한화생명·교보생명 등)들도 마찬가지다. 보험사들이 공동재보험 도입에 대한 목소리를 꾸준히 높여온 요인으로 분석된다.

코리안리 측은 "공동재보험 자체가 생보사들에게 영향이 큰 성격을 가진다. IMF이후 금리가 많이 떨어진 상태에서 많은 보험사들이 이차역마진에 노출돼 있다"며 "기존 재보험사에 출재할 수 없었던 금리위험까지 공동으로 전가할 수 있게 돼 생보사들이 자산관리에 도움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했다.

코리안리는 칼라일그룹과의 업무 제휴를 통해 향후 공동재보험 시장 확대에 필요한 담보력을 안정적으로 확보하고 칼라일그룹의 자산운용 및 자본조달 역량과 글로벌 금융재보험사업 노하우를 발판으로 차별화된 공동재보험 솔루션을 개발 및 제공해나갈 계획이다.

코리안리 측은 "공동재보험은 국내에선 열리지 않았던 새로운 시장이다. 미국 등 해외에서 이미 시행중인 제도였지만 국내에서는 6월 말에 법적으로 허용됐다"며 "이제 막 MOU를 체결했기 때문에 향후 보험사 니즈 파악 등 자세한 수요분석을 통해 상품을 개발하고 출시할 계획이다"고 밝혔다.

(사진/그림출처=코리안리, 칼라일그룹, 금융위원회)

팩트인뉴스 / 이정화 인턴 기자 joyfully7@factinnews.co.kr 

저작권자 © 팩트인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