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투스, ‘댓글 알바’ 써 경쟁 업체 ‘1타 강사’ 비방…민형사 소송전 [전모]

윤성균 기자 / 기사승인 : 2019-07-24 09:1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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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형중 대표 등 임직원 ‘댓글 조작’ 혐의 무더기 기소…100억대 민사도 피소

 

유명 입시교육업체가 본업인 강의보다 경쟁업체에 대한 댓글 비방에 열중하다 덜미를 붙잡혔다.

이투스는 최근 법원에서 경쟁사인 메가스터디 전 화학 강사인 기상호 씨에게 11억여원을 지급하라는 판결을 받았다. 기씨는 앞서 “이투스 측의 조직적인 댓글조작으로 큰 피해를 입었다”며 이투스와 김형중 대표 등을 상대로 100억원 손해배상청구소송을 제기했다. 소위 ‘1타 강사’였던 기씨는 당시 이투스 댓글 조작의 주요 타깃이 되면서 평판이 추락했고, 결국 업체와 재계약에 실패해 사실상 은퇴를 당하게 됐다.

법원은 기씨의 이 같은 피해사실이 인정된다면서 원고의 일부승소 판결을 내렸다. 이투스 측의 불법 댓글알바 가담 여부를 법원이 인정한 셈인데, 법원의 이러한 판단은 향후 관련 형사 재판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다만 18일 진행된 첫 공판기일에서 김형중 이투스 대표와 스타 강사 백인덕·백호(본명 백인성) 형제는 혐의를 완강히 부인했다. 하지만 함께 기소된 바이럴 마케팅 업체 대표가 혐의 사실을 기본적으로 인정한 데다가, 과거 이투스가 댓글 조작 여부를 실토하고 사과한터라 처벌을 면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가랑비 옷 젖듯’ 댓글 조작…경쟁 업체 1타 강사 나락으로
민사재판서 11억원 배상판결…사과문 통해 혐의 사실 인정

서울중앙지법 형사11부는(김태호 판사) 18일 업무방해,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상 명예훼손 등 혐의로 기소된 김형중 이투스 대표와 강사 백인덕‧백호 씨 등에 대한 첫 공판기일을 진행했다.

이투스 대표‧스타강사 혐의 부인

김 대표와 백씨 측 변호인들은 이날 재판에서 “업무방해와 명예훼손의 고의가 없고, 다른 피고인들과 공모하지 않았다”며 “공소사실을 모두 부인한다”고 밝혔다.

반면 이들과 함께 기소된 정모 이투스 온라인사업본부장과 이투스와 계약을 맺고 실제로 ‘댓글 알바’ 부대를 고용한 바이럴마케팅 업체 A사의 공동 대표들은 혐의를 대체로 인정했다.

A사 대표 측 변호인은 “공소사실을 기본적으로 인정한다”면서도 “매크로 작업은 피고인들이 실제로 한 것이 아니라 전문업체에 의뢰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김 대표 등은 2012년 5월부터 2016년 12월까지 5년 가까이 A사와 10억원대의 계약을 맺고 자사 강사를 홍보하는 한편 경쟁업체 강사를 비방하는 게시글‧댓글 20만여 건을 달도록 한 혐의를 받는다.

A사가 운영한 댓글 부대는 매크로 시스템을 이용해 네이버 검색 순위 서비스를 조작하고, 댓글 조작을 위해 대포폰 100여대를 구매한 혐의도 받는다.

이번 재판은 과거 수능수학 1타 강사로 이름을 날렸던 ‘삽자루’ 우형철 씨가 지난 2017년 이투스의 불법 댓글알바 의혹을 폭로하면서 촉발됐다.

경쟁사 강사 몰락시킨 조직적 댓글 조작

당시 우씨는 사교육 인터넷 강의 업계에서 횡행하고 있는 댓글 조작들을 고발하는 영상을 찍어 올리는 등 인강 업계 정화 활동에 적극 나섰다. 특히 2017년부터는 제보 받은 증거자료를 바탕으로 이투스의 불법적인 댓글 조작 행위를 폭로했다.  

 

▲ 우형철 강사

이중 ‘백브라더스레파토리’라는 제목의 영상에서 메가스터디 소속 기상호 강사의 피해 사실이 처음으로 공개됐다. 당시 화학 과목 1타 강사였던 기씨는 이투스의 댓글알바 부대의 주요 타깃이 되면서 수험생들 사이에서 평판이 추락했다.

우씨의 자료에 따르면, 이투스는 지난 2013년 12월 바이럴마케팅 업체 A사와 계약을 맺고 2014년 2월까지 수험생들이 자주 모이는 인터넷 커뮤니티에 기씨를 비방하는 댓글을 게재했다. 기씨의 강의로 인해 수능 화학 시험을 망쳤다거나, 기씨의 강의 스타일을 비방하는 내용이 주를 이뤘다. 일부 댓글에서는 기씨의 강의가 모든 것을 운에 맡기는 ‘러시안룰렛’과 같다며 ‘기룰렛’이라는 악의적인 표현도 보였다.

이후 재판 과정에 이투스 본부장이 댓글 부대에 “중요한 건 지속성. 가랑비에 옷 젖듯, 계속. 지우면 또 올리고. 연관 검색어는 항시 노출되게”라며 종용한 사실이 드러나기도 했다.

댓글 조작 여파로 기씨의 매출은 급감했고, 기씨는 결국 2017년 업체와의 재계약에 실패하며 인강 업계에서 은퇴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우씨의 폭로 이투스의 댓글조작 사실을 알게 된 기씨는 김형중 이투스 대표와 강사 백인덕‧백호, A사 대표 등을 상대로 100억원 손해배상청구소송을 제기하고 형사 고발했다.

사과는커녕 발뺌 급급…면피될까

서울중앙지법 민사33부(김섬희 부장판사)는 지난 11일 기씨가 낸 손해배상청구소송에서 “이투스와 김 대표 등은 원고에 11억여원을 지급하라”며 원고 일부 승소 판결했다.

재판 과정에서 이투스는 댓글 조작행위가 인강 업체들이 방어적 차원에서 관행적으로 하던 것에 불과하다며, 명예훼손과 비방 의도는 없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재판부는 “마치 수험생이나 원고(기상호)의 강의를 들은 수강생인 것처럼 행세하는 댓글인력을 동원해 허위사실 및 악의적 단어를 온라인상에 유포하고 수험생들의 여론을 조작하는 등 댓글조작 행위를 했다”며 “피고들(이투스 등)의 불법행위로 인해 원고의 매출이 감소하는 손해를 입었고, 또한 상당한 정신적 고통을 받았을 것임이 명백하다”며 11억여원의 배상 판결을 내렸다.

지난달 대법원 판결이 내려진 우씨와 이투스 사이의 전속계약해지 소송에서도 이투스 측의 댓글 조작 혐의가 사실로 인정됐다. 당시 재판부는 이투스의 댓글 조작 사실을 입증할 증거가 부족하다는 1심 판결을 뒤집고, 이투스의 댓글조작 행위가 있었음이 인정된다며 원고(이투스) 측의 일부승소 판결을 내렸다.

댓글조작 행위가 있었다는 것은 이투스 측도 이미 인정한 사실이다. 우씨의 폭로 이후 이투스는 자사 홈페이지에 사과문을 게재했다. 사과문에서 이투스는 “어떠한 사유로든 바이럴 마케팅 행위는 절대 용납할 수 없으며 부끄러운 행동들이 자행된 것에 대해 입이 열개라도 드릴 말씀이 없다”며 댓글 조작 사실을 인정했다.

상황이 이런데도 김 대표 등은 여전히 법정에서 관련 혐의를 부정하고 있다. 댓글 조작은 어디까지나 실무진 차원에서 이뤄졌다며 발뺌했다. 그러나 이투스가 댓글 알바 부대를 운용하기 위해 바이럴 마케팅 업체에 지불한 돈이 연간 3~4억에 이르는 등 임원의 개입을 입증하는 증거가 속속히 나오고 있어 책임을 면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사진제공=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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