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 온 뒤 땅 굳는다” 포스트 코로나 선점 나선 4대그룹의 덧·뺄셈

변윤재 / 기사승인 : 2020-06-17 08:5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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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력적 경영 위해 효율성 강화
안으로는 불필요한 형식 빼고
밖으로는 전략적 투자 더하고

▲포스트코로나 대응력을 높이기 위해 국내 주요기업들이 비대면 채용을 늘리고 재택근무를 도입하는 등 틀을 깨는 시도를 이어가고 있다. 사진은 지난달 31일 경기도 화성시 삼성전자 사업장에서 감독관들이 실시간으로 GSAT를 원격 감독하는 모습. (사진=삼성전자)
“앞으로 세계 역사는 B.C.(Before Corona, 코로나 이전)A.C.(After Corona, 코로나 이후)로 나뉠 것이다” (토머스 프리드먼)

 

최근 재계의 관심은 단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다.

 

해외 의존도가 높은 우리 기업들에게 코로나19는 실적 부진 이상의 위협이었다. 세계 경기 침체가 언제 풀릴지 가늠할 수 없는 와중에 미·중 무역분쟁 격화, ·일 갈등 재점화 등 악재가 겹치면서 우리 기업들의 경영 불확실성은 더욱 커졌다.

 

비 온 뒤에 땅 굳는다고 코로나19 위기 극복과 성장 동력 확보의 두 마리 토끼를 잡기 위한 기업들의 걸음이 빨라지는 모양새다. 국내 주요그룹들은 효율성에 방점을 찍고 안으로는 불필요한 형식을 없애 신속성을 더하는 한편, 밖으로는 전략적 투자를 통해 미래 시장에서의 경쟁력 화보에 나서고 있다.

 

안으로는 틀 깨고 신속성 강화

 

보다 신속한 의사결정을 위한 움직임이 두드러진다. 삼성전자와 LG그룹은 기존에 진행되던 전략회의는 규모를 줄이고 상시회의체제로 전환했다. 두 그룹은 상반기 시장 동향과 사업전략을 점검했던 글로벌 전략회의(삼성전자)와 사업보고회(LG그룹) 대신 부문별로 수시로 전략회의를 진행하고 있다.

 

책임경영을 더욱 강화하는 그룹도 있다. 현대자동차그룹은 정의선 수석부회장 주재 아래 다음달 양재동 본사에서 해외권역본부 전략 회의를 갖는다. 지난 3월 현대차 이사회 의장에 오르며 책임경영 의지를 드러냈었던 정 부회장은 직접 미국, 유럽, 인도, 중국 등 해외 지역을 총괄하는 판매·마케팅담당 간부들과 현지 시장 상황을 논의하고 판매목표 조정 등 현안을 챙길 전망이다.

 

SK도 오는 23일 수펙스추구협의회 7개 위원회를 포함한 각 계열사 최고경영자를 소집해 회의를 갖는다. 최태원 회장이 직접 16개 계열사의 업무 방식 혁신, 신규 사업 발굴, 투자 전략 재검토 등을 직접 점검할 예정이다.

 

조직의 효율성을 강화하기 위해 틀을 깨는시도도 이어지고 있다. 단적인 예가 인재채용 방식의 전환이다. 현장 직무에 적합한 인재를 발굴해 가파르게 바뀌는 경영 환경과 기술 변화에 탄력적으로 대응하기 위해서다. LG그룹은 매년 상·하반기 두 차례 진행해온 정기 공채를 하반기부터 연중 수시채용으로 전환했다. 삼성그룹은 필기시험인 직무적성검사(GSAT)를 사상 처음으로 온라인으로 치렀고 SK텔레콤과 SK이노베이션, LG화학과 LG전자가 화상면접을 도입했다.

 

근무형태와 방식을 과감하게 바꾸는 실험도 진행 중이다. 지난해 이미 공유오피스를 도입한 SK그룹은 불필요한 보고와 회의를 줄인 데 이어 일부 계열사에 새로운 근무방식을 적용했다. SK이노베이션은 사무실 근무와 재택근무를 결합한 ‘1+3’ 방식이 도입됐고, SK케미칼과 SK가스 등은 2주간 자유로운 근무방식을 적용했다.

 

밖으로는 전략적 투자로 미래 경쟁력 강화

 

코로나19 여파로 글로벌 공급망이 재편되고 비대면·디지털 중심으로 산업구조의 중심축이 이동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이에 전략적 투자를 통해 미래 경쟁력을 강화하려는 기업들의 행보도 속도를 내고 있다.

 

가장 적극적인 기업이라면 삼성전자다. 2030년 시스템반도체 세계 1위를 목표로 113조를 투자하겠다고 밝혔던 삼성은 지난달과 이달 초에도 극자외선(EUV) 전용 반도체 위탁생산(파운드리) 및 낸드플래시 라인 구축을 위해 18조원을 투자하기로 결정했다. 또 퀀텀닷 디스플레이(QD) 투자도 예정대로 진행한다. 기술·생산 투지를 지속해 초격차를 유지하기 위해서다. 이를 위해 연구개발(R&D) 투자도 역대 최대 규모로 이뤄졌다. 1분기 삼성전자의 R&D 비용은 53600억원으로 매출액 대비 10%에 육박했다.

 

현대자동차그룹도 스마트 모빌리티 솔루션 기업으로 거듭나기 위한 기술 확보를 지속한다. 2025년까지 매년 20조원씩을 투자해 기존 사업 역량을 강화하는 한편, 전동화·모빌리티·자율주행·AI·로보틱스 등 미래 먹거리를 발굴한다는 계획이다. 1분기에만 6010억원을 R&D 비용으로 투입하며 미래사업 역량을 확보하는 데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LG그룹 역시 사업 포트폴리오 고도화와 성장동력 발굴에 적극 나서고 있다. 구광모 LG그룹 회장이 리스크 관리에 집중하면서 흔들림 없이 고객 가치를 가장 최우선에 두고 멈춤 없는 도전을 이어나가겠다고 밝혔듯이 혁신과 투자에 역량을 집중하는 모습이다. LCD 등 비중이 떨어지는 사업을 과감히 정리하고 자동차 전장(전자장비) 부품·OLED(유기발광다이오드) 디스플레이·5G·배터리·인공지능(AI) 등 미래 기술 확보에 공들이고 있다.

 

SK그룹은 전략적 투자와 유동성 확보를 꾀한다는 구상이다. “코로나19 위기 극복은 물론 다시 한번 크게 도약하는 역사를 써내려 가자던 최태원 회장의 각오처럼 바이오·제약·반도체·전기차 배터리 등에 대한 투자를 이어가면서 향후 인수합병(M&A)를 염두에 두고 현금흐름을 강화 중이다. 이와 관련, 지주사인 SK의 비상장 자회사인 SK E&S는 최근 18000억원 상당의 차이나가스홀딩스 지분 10.3%를 처분했다. SK네트웍스는 주유소 사업을 이관해 13000억원 규모 자금을 확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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